제183장공업을 뽐내고 문장을 자랑함은 그가 외물에 의지하여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니라. 마음의 본체가 밝아서 그 본래적 모습을 잃지만 않는다면 비록 한 치의 공적이 없고 한 글자의 문장이 없다 하더라도 스스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원문原文>誇逞功業(과정공업)하며 ..
제182장옛말에 이르기를 ‘산에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디고 눈을 밟을 때는 위험한 다리를 견디라’고 하였으니 이 ‘견딜 내(耐)자’에 무한한 의미가 들어있다. 만약 기울고 험악한 인정과 험난한 세상길에서 이 내(耐)자 하나를 얻어 의지하여 지나가지 못한다면 어찌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떨어지지 않으랴. ..
제181장음흉한 계략, 기이한 습관, 이상한 행동, 기이한 능력 등은 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재앙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다만 하나의 평범한 덕성과 평범한 행실만이 가히 혼돈을 온전히 화평을 부를 수 있느니라. <원문原文> 陰謀怪習(음모괴습)과 異行奇能(이행기능)은 俱是涉世的禍胎(구시섭세적화태)니..
제180장하나의 조그마한 자비심이 천지간에 온화한 기운을 빚어내며 조그마한 마음의 결백이 맑고 꽃다운 이름을 백대에 환히 드리우리라. <원문原文> 一念慈祥(일념자상)은 可以醞釀兩間和氣요(가이온양량간화기)요 寸心潔白(촌심결백)은 可以昭垂百代淸芬(가이소수백대청분)이니라. <해의解義>..
제179장속이는 사람을 만나면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를 감동시켜야 하고 난폭한 사람을 만나면 온화한 기운으로 그를 감회시켜야 하며 사악함에 기울어져 사욕만을 탐하는 사람을 만나면 명분과 의리와 기개와 절조로 그를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러고도 천하에 나의 가르침 속으로 들어오지 않을 자는 없으리라. <..
제178장절의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절의 때문에 비난을 당하고 도학(道學)을 내세우는 사람은 언제나 도학으로 인해 원망을 불러들인다. 그러므로 군자는 나쁜 일을 가까이 하지도 않지만 또한 좋은 평판을 내세우지도 않으니 다만 혼연한 화기만이 몸을 보전하는 보배일 뿐이니라.<원문原文> 標節義者(표..
제177장군자가 권세있는 중요한 지위에 처하게 되면 모름지기 품행을 엄명(嚴明)하게 하고 마음을 온화하게 해야 하니 조금이라도 비린내 나는 무리를 가까이 하지 말것이며 또한 과격하여 사악한 무리의 독침을 건드리지도 말지니라. <원문原文> 士君子(사군자)가 處權門要路(처권문요로)어든 操履要嚴明(조..
제176장일을 논의하는 사람은 몸을 일의 밖에 두어 마땅히 이해의 실정을 다 살펴야 하고 일을 맡은 사람은 몸을 일의 가운데에 두어 마땅히 이해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려야 하느니라.<원문原文> 議事者(의사자)는 身在事外(신재사외)하여 宜悉利害之情(의실이해지정)이요 任事者(임사자)는 身居事中(신거사중)..
제175장 일이 없을 때에는 마음이 어두워지기 쉬우니 마땅히 고요하면서도 깨어있는 지혜로서 비추어야 하고 일이 있을 때에는 마음이 흩어지기 쉬우니 마땅히 깨어 있는 지혜 가운데에 고요함으로써 주인을 삼아야 할지니라.<원문原文> 無事時(무사시)엔 心易昏冥(심이혼명)이니 宜寂寂而照以惺惺(의적적이조..
제173장‘쥐를 위하여 언제나 밥을 남겨두고 부나방을 불쌍히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옛사람의 이같은 생각이야말로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한 점의 작용이로다. 이것이 없다면 이른바 흙이나 나무로 된 형체일 따름이리라. <원문原文> 爲鼠常留飯(위서상류반)하고 憐蛾不點燈(연아부점등)이..
제174장마음의 본체는 곧 하늘의 본체와 같다. 하나의 기쁜 생각은 빛나는 별이며 상서로운 구름이요, 하나의 노여운 생각은 진동하는 우레며 쏟아지는 비요, 하나의 자비로운 생각은 따듯한 바람이며 달콤한 이슬이요, 하나의 엄한 생각은 뜨거운 햇빛이며 가을 서릿발이니 그 어느 것인들 없어서 되는 것이랴. 다만 모름..
제172장내가 귀할 때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이 높은 관(冠)과 큰 허리띠를 받드는 것이고 내가 천할 때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이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즉 본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버할 것이며, 본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성을 내랴! <원문原文&..
제171장마음이 비어야 본성이 나타나니 마음을 편안히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구한다면 이는 마치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것과 같으리라. 뜻이 깨끗하여야 마음이 맑아지리니 뜻을 환하게 하지 않고 마음 맑아지기를 구한다면 이는 마치 거울의 맑음을 찾으면서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으리라. <원문原文>心虛則性..
제170장은혜는 마땅히 엷은데서 부터 짙게 하여야 하니 먼저 진하게 하고 뒤에 엷게 하면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잊느니라. 위엄은 마땅히 엄한데서 부터 너그럽게 하여야 하니 먼저 너그럽고 뒤에 엄하게 하면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하느니라.<원문原文>恩宜自淡而濃(은의자담이농)이니 先濃後淡者(선농후담..
제169장능히 속됨을 벗어날 수 있다면 이는 곧 기인이니 뜻을 지어 기행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일 뿐이다.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이는 곧 청렴한 사람이니 세속을 끊고 청렴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것이 아니라 과격한 사람일 뿐이다.<원문原文> 能脫俗(능탈속)이면 便是奇(변시기)니 作..
제168장남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 주어야 하나 자신의 잘못은 용서하지 말라. 자신의 곤란은 마땅히 참아야 하나 남의 곤란은 참아서는 안될지니라. <원문原文>人之過誤(인지과오)는 宜恕(의서)로되 而在己則不可恕(이재기즉불가서)요 己之困辱(기기곤욕)은 當忍(당인)이로되 而在人則不可忍(이재인즉불가인)..
제167장즉흥적인 생각으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곧 그치게 되니 어찌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수레바퀴라 하랴. 감정과 의식을 따라 깨달은 것 또한 깨닫자마자 곧 혼미하게 되니 끝내는 영원히 밝은 등불이 되지 못하리라.<원문原文>憑意興作爲者(빙의흥작위자)는 隨作則隨止(수작즉수지)하나니 豈是..
제166장부지런함이란 도덕과 의리에 민첩한 것을 말함인데 세상 사람들은 부지런함을 빌어 그 가난함을 구제하는 구나. 검소함이란 재물과 이익에 담백한 것을 말함인데 세상 사람들은 검소함을 빌어 그 인색함을 꾸미는구나. 군자가 몸을 닦는 방법이 도리어 소인이 사욕을 도모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애석한 일이..
제165장옛 친구를 만나면 뜻을 모름지기 더욱 새롭게 하며 비밀스런 일을 당하면 마음자취를 마땅히 더욱 드러내야 하고 쇠퇴한 사람을 대하면 은혜와 예우를 응당 더욱 높일지니라. <원문原文>遇故舊之交(우고구지교)어든 意氣要愈新(의기요유신)하고 處隱微之事(처은미지사)어든 心迹宜愈顯(심적의유현)하고..
제164장착한 일을 하여도 그 이익은 보이지 않지만 풀속의 동과(東瓜)와 같아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나고 악한 일을 하여도 그 손해는 보이지 않지만 뜰 앞의 봄눈과 같아서 반드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사라지리라.<원문原文>爲善(위선)에 不見其益(불현기익)이나 如草裡東瓜(여초리동과)하여 自應暗長..